나침반의 기원

Published date: 05/20/2023
나침반의 기원

나침반의 기원에 대해서는 학자마다 의견이 갈리나, 유력한 설은 기원전 2세기에서 기원후 1세기 사이에 한나라에서 풍수지리적 목적으로 최초로 발명되었다는 것이다.
이후 송나라 대에 고도로 발전한 형태의 나침반이 항해에 쓰이기 시작했으며, 이것이 중국에서 아랍으로, 다시 십자군 전쟁을 통해 유럽으로 전해졌다는 설이 있다. 이 밖에 인도양 무역을 통해 아랍과 유럽으로 전해졌다는 설이 있으며, 중국과 관련 없이 유럽에서 12세기를 전후로 독자적으로 발명되었다는 설이 있다.

후자에 대해 좀더 상세히 서술하자면 약 11세기에 송에서 제대로 된 나침반이 만들어지는데 1190년 유럽의 과학서 에 이미 나침반이 언급된다는 것이다. 당시 유럽과 중국 사이에는 직접적인 교류가 거의 없었고 이슬람 세계를 통해 문물이 이동해야 했으나, 정작 중동에서 최초로 나침반이 언급되는 것은 1232년에 들어서라는 점이 지적되었다.

나침반이 중국에서 아랍, 유럽으로 확산되었다면 그 중간지에서보다 어째서 종착지인 유럽에서 나침반에 대한 기록이 더 이른가에 대한 문제가 남아 있다. 1270년에 들어서면 유럽에서도 확실히 교차 검증가능한 나침반이 등장하나, 이후의 나침반들은 몽골 제국에 의해 확산되었을 가능성이 있어 논쟁이 분분하다. 늦어도 13세기에는 구대륙 주요 문명권 전체에 항해용 나침반이 보급된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 메소아메리카 최초의 문명인 올멕은 늦어도 기원전 1,000년부터 자철석으로 점을 쳤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설이 사실이라면 풍수지리에 처음으로 나침반을 사용한 중국을 천 년은 앞서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낙랑 고분에서 중국과 비슷한 방법으로 점을 쳤다는 식점천지반의 조각이 발견되었으며, 중국의 어떤 기록에서 방위표는 고대 낙랑 지방에서 출토된 옻 지반을 복원한 것이라는 기록이 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문무왕 때인 669년에 당고종이 승려 법안을 신라에 보내 자석을 구했다는 기록과 세종실록지리지에서 경상도의 특산물로 자석이 기록되었다. 대부분의 특산물은 그 지역명을 따른 것으로 볼 때 나침반의 라(羅)는 신라를 뜻한다는 국내 학자들의 학설로 이를 통해 나침반이란 단어의 어원이 신라의 침반이라는 설이 있다.

중국에서 나침반의 기원은 신화의 영역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황제 헌원이 치우와의 결전 때 이걸 이용해 안개 술법을 깼다는 것이 중국 신화에서의 나침반의 기원이다. 이때의 이름은 항상 남쪽만 가리킨다 해서 지남차. 이 지남차는 지금과 같이 바늘을 눕힌 형상이 아니라 한쪽 팔을 든 인형이 움직이는 형상이었다 전해진다.

이 지남차는 자석을 쓰지 않은 단순한 기계장치의 응용이라는 설도 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자석을 사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기계장치에만 의존하는 지남차도 만들어졌다. 이는 수레가 방향을 바꿀 때 정확하게 그만큼 가리키는 방향을 바꾸도록 해서 언제나 같은 방향만을 가리키도록 하는 것, 물론 상당한 후대의 작품이다.

춘추전국시대에 쓰여진 <귀곡자>에서는 '정나라 사람이 옥을 가지러 갈때는 반드시 사남을 소지하였는데 이는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라고 기록되어 있어 자철석을 가공하여 방위를 알기위한 용도로 사용했다고 알 수 있다. 이것이 자석을 방위를 알기위한 용도로 사용한 첫번째 기록이라 보고 있다. 중국 전한의 유안이 쓰도록 명한 회남자에서 지금의 표기인 자석(磁石)이 아니라 慈石으로 기록되었으며, 후한의 사상가인 왕충이 저술한 <논형>에 따르면 중국 고대의 나침반인 사남에 대해서 기록한 것으로 자석인침과 사남의 국자가 있다.

이 사남은 천연자석을 국자 모양으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열을 받게 되므로 자성이 약해 바닥의 마찰을 이겨내면서 정확한 방향을 가리키는건 무리였고, 움직이거나 평평하지 않은 바닥에서는 균형을 잡지 못하니 실재로 사용할 수 없는 물건에 가깝다. 따라서 풍수지리가 정도에게나 사용되었고 항해용으로는 발전하지 못하였다.

자석을 이용한 나침반은 지구의 자성을 이용하므로 진짜 북극과 남극이 아니라 오차가 있다. 이 차이를 보통은 쉽게 자북(Magnetic North)과 진북(True North)라고 한다. 항법에서는 매우 중요해서 항공기같은 경우 칵핏 안에 오차 카드를 붙여 놓는다. 진짜 지구의 자전축인 남, 북극점을 알려주는 나침반도 있긴 하지만. 여튼 자석 나침반의 경우 실제 남북극과 약간의 오차가 있기 때문에 지도를 정확히 정치하기 위해서는 자북(나침반이 가리키는 북쪽)과 진북(진짜 북쪽)의 차이를 계산해주고 지역에 따라서도 조금씩 그 변화량이 있기 때문에 독도법이 어려워진다. 지도엔 그 지역의 도자각이 표시되어 있지만 자북은 조금씩 변한다.

이 독도법은 육군 등 지상군 전투병과 장교의 기본 소양이기 때문에 못하면 정말로 미친듯이 까인다. 중대장이 행군 때마다 길 잃고 밤새도록 같은 지역만 빙글빙글 돌다 보면 진심으로 전쟁 나면 다 죽을 거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물론 미치도록 힘든 것과 대대장의 폭풍 같은 샤우팅은 덤. 해군과 공군 전투병과 장교들도 항해술과 비행술을 익히며 항법 문제로 나침반과 떨어질 수가 없다.

요즘은 굳이 나침반을 사지 않아도 스마트폰에 자성 센서가 내장되어 있어 방위를 알 수 있다. sensors multitool이라는 앱을 사용하면 방위뿐만 아니라 중력가속도, 기압, 고도, 온도, GPS를 통한 위도 경도 등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실물 나침반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문편. 물론 배터리 나가고 긴급상황이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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