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안 파는 중개인들

Published date: 05/04/2023
전기차 안 파는 중개인들

전기차는 주목받는 이동 수단이다. 기존 차량 못지않은 성능을 자랑하는 차들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매연이 없어 더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전기차가 발전하면서 산업 정책마저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미 캘리포니아주는 2035년부터 가솔린 차량 판매를 금지한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마치 전기차가 어디에나 있을 듯하다. 전기차 열풍이 시작된 미국에서 상점들이 차량을 진열한 모습이 떠오른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미국 자동차 판매 대리점에서 전기차를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 환경단체 시에라 클럽은 최근 전기차 시장현황에 대해 분석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북미 차량 대리점 중 66%는 전기차를 단 한대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가솔린, 디젤차만 진열한 대리점 중 전기차를 구할 수 있다면 판매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판매점은 절반보다 낮았다. 그래도 시에라 클럽이 최초로 조사를 한 2019년대에 비해 상승한 수치다. 당시 전기차를 최소한 1대 보관한 딜러는 25%로 75%는 전기차가 없었다.

캐서린 가르시아 시에라 클럽 청정교통수단 담당자는 "기후변화의 악영향을 예방하고 우리 사회를 지키기 위해 전기차로 전환해야 한다"며 "자동차 제조사들은 당장 가속페달을 밟고 대리점에 전기차들을 진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기차 보급을 막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반도체와 배터리 공급 문제다. 또한 전기차 산업에서 차량 제조사들의 늦은 대응도 한몫했다. 몇몇 제조업체들은 전기차 제품을 다양하게 갖추지 못했다. 자동차 제조기업 도요타는 전기차 bZ4X를 작년부터 미국에 출시했다. 혼다는 2024년 무렵부터 미국에서 전기차를 내놓을 예정이다. 딜러들에게도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 같은 매력적인 수입원이 아니다. 전미자동차중개인협회는 유지 보수를 위한 차량 부품과 서비스가 딜러들의 주 수입원 중 하나라고 소개한다. 부품교환이 적은 전기자동차에 같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비벡 아스트반쉬 인디애나 대학교 마케팅 연구원은 최근 복스에 "전기차는 가솔린이나 디젤 기관 차량보다 기계 부품 수가 적다"며 "딜러가 기존 차량에서 얻는 수익보다 전기차 수익이 더 낮다"고 설명했다.

적은 유지보수 비용에 더해 인프라 구축도 대리점에 부담이다. 차량 충전기를 구매하고 전기차를 다루고 판매하는 법을 직원에게 교육해야 한다.

그러나 계속 전기차를 무시하긴 힘들 전망이다. 먼저 전기차를 원하는 수요가 적지 않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은 2020년 이후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 비율이 3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딜러를 통하지 않고 직접 판매에 나섰다. 테슬라, 루시드, 리비앙 같은 회사들은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테슬라는 온라인으로 자사 제품을 팔기도 한다. 시에라클럽 보고서는 직접 판매를 허용하는 미국 주에서 2022년 61만 5724대의 전기차가 판매되었다고 강조한다. 전미에서 판매된 전기차의 65%에 달하는 비율이다. 지속적으로 시장이 성장한다면 중개인들도 전기차를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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